민선 7기 3주년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전반기 공약이행률을 속속 내놓고 있다. 경기도내 선출직 단체장들의 공약이행률은 다른 지역에 비해 조금 높다. 공약이행률이 높은 것이 반드시 좋다고할 수는 없게지만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려 노력한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나 공약사업이 행정의 지속성 및 연속성에 이르고 있다.
지난 30일 은수미 성남시장은 민선7기 3주년을 맞아 공약이행률이 82%라고 발표했다. 은 시장의 공약을 자세히 살펴보면 총 136개(신규사업 62개 지속사업 74개)사업이다. 세부사업으로 치면 57.4%가 완료했으며, 41.1%가 추진중에 있으며 1.5%는 시기가 미도래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공약 완료 78건 중 27건 완료했고 51건이 계속 추진중에 있는 사업들이다.
그러나 은 시장의 민선7기 공약사업 중 신규사업은 고작 62건이며 행정의 지속사업이 74건이나 달해 이행율은 높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선7기 사업분야별로 보면 ▲ 시민참여 63% ▲ 공감행정 53% ▲ 성남형일자리 83% ▲청년일자리 80% ▲ 지역상권활성화 33% ▲ 아동복지 60% ▲ 포용복지 50% ▲ 장애인복지 88%▲생활문화 17% ▲ 도시재생 29% ▲ 아시아실리콘밸리 13% ▲공원녹지 29%▲ 교통기반개선 45% ▲체육시설 50% ▲ 공공의료 63% ▲ 친환경도시 83% 등이다.
더욱이 공약사업 중 골목형 상점가 지원 확대, 시설현대화 모란시장 역사문화 명소 추진, 중앙지하상가 일대 상권활성화 추진, 성호공설시장 현대화 사업, 반려동물 쉼터 확충, 청년배당사업, 성남소방서 이전 지역 종합복지관 건립추진, 태평3동 한전 건물 복합문화공간 조성 추진, 구미동(구)하수종말처리장 부지에 다목적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등은 지속사업으로 추진중에 있는 것이 마치 단체장의 홍보용으로 바뀌어 버렸다.
일선 시민단체 등이 민선 단체장의 실적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로 사용하던 것이 공약이행률이다. 그런데 어느새 단체장들의 실적 홍보용으로 바뀌어 버렸다. 이에 못지않게 공직 사회도 덩달아 단체장의 공약사업에 행정의 초점을 맞추다보니 부정적 측면도 없지 않다. 4년 임기내내 단체장의 공약이행만 좇아가면서 공직사회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행정은 찾아보기 어려워졌으며 또한 행정의 연속성도 사라져 버렸다. 민선 4년 단위로 행정이 단절되는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공약이행률이 시정 만족도와 직결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약이 모두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약이행은 당선자들의 임무이자 책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잘못된 공약을 포기하고 이해를 구하는 용기도 절실히 필요하다.
공약이행률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시민들의 삶과 공동체 이익에 도움이 됐는지, 지역발전에 기여했는지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사항이다. 성과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공무원들도 ‘공약이니까 무조건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그렇게 강행한 사업들이 바로 ‘돈 먹는 하마’가 되는 사례들이 우리는 적잖게 보아왔다.
공직자의 입장에서도 예산의 합리적 쓰임새, 제대로 된 우선순위 등 매우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검증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불필요하거나 예산낭비가 불보듯 뻔한데도 단체장의 공약이라고 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사업은 없는지 다시한번 되돌아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