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변호사 "상속재산 포기해도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가능한 경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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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숙 변호사 "상속재산 포기해도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가능한 경우 있다"
상속 포기했어도 몰랐던 상속재산 발견되면 유류분반환청구소송 할 수 있어
어머니께 돌아간 증여재산도 어머니 사망 후 자녀들에게 다시 상속권 생겨
  • 입력 : 2022. 05.23(월) 10:48
  • 안성/서태호 기자
엄정숙 변호사
[안성/서태호 기자] “며칠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은 어머니와 함께 사셨던 작은집 하나뿐이라 형과 합의 후 어머니의 노후를 위해 상속을 포기했습니다. 문제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형에게만 고가의 아파트를 구매해준 사실을 이제 서야 알게 됐다는 겁니다. 억울한 마음에 유류분을 주장하고 싶은데 이미 작성한 상속 포기각서 때문에 불가능 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상속권과 유류분권은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직후 발생한다. 따라서 상속권이 발생한 후 상속 포기각서를 작성했다면 상속이나 유류분 주장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아버지가 남긴 상속재산을 포기해도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23일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유튜브 채널 ‘법도TV’를 통해 “상속 개시(아버지 사망) 후 상속권을 포기했다면 상속과 유류분권이 상실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유류분 권리자가 인지했던 금액에 대해서만 상속을 포기한 것이라면 다른 재산에 대해서는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즉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자신이 알고 있던 상속재산에 대해 포기각서를 작성했지만, 자신이 몰랐던 증여재산에 대해서는 포기한 것이 아니므로 유류분 주장을 할 수 있다는 말.

유류분제도란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을 말한다. 형제가 두 명만 있는 경우 원래 받을 상속금액의 절반이 유류분이다. 아버지가 남긴 재산이 총 2억일 때 상속금액은 각각 1억 원씩이고 유류분 계산으로는 그 절반인 5000만 원씩이다.

유류분청구소송은 돌아가신 분 유언에 따라 모든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자를 상대로 나머지 상속자들이 유류분권리를 주장하는 소송이다. 유류분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유류분소송센터의 ‘2022 유류분소송통계’에 따르면 유류분반환청구소송 기간은 짧으면 2개월 길게는 2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법 제1117조는 유류분소멸시효에 대해 규정한다. ‘반환의 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내 하지 아니하면 시효에 의하여 소멸한다.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도 같다’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과 물려받을 상속재산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소멸시효 내 유류분 주장을 할 수 있다는 뜻.

해당 규정에는 ‘1년 단기시효’와 ‘10년 장기시효’가 등장한다.
엄 변호사는 “단기시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상속권이 발생했을 때 1년 내 소송을 제기하라는 시효를 의미한다”며 “장기시효는 비록 1년이 경과 했더라도 10년 이내에 유류분 권리자가 몰랐던 증여재산에 대해 뒤늦게 알았을 경우를 배려한 시효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법률은 유류분 권리자가 상속을 포기했을 때도 몰랐던 증여재산이 발견된다면 똑같이 적용된다. 단, 아버지 사망 후 10년을 넘기면 안된다”고 부연했다.

반면 형 입장에서는 아버지 사망 후 동생이 상속 포기각서를 작성했는데도 동생의 유류분권이 없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억울한 마음이 들 수 있다.

엄 변호사는 “모든 법률은 원칙적으로 형평성 고려가 기본적으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유류분 권리자가 알았던 사실에 대해 포기한다면 모를까 몰랐던 사실까지 포기했다고 가정하기엔 법률상 형평성이 어긋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어머니에게 상속재산이 넘어가도록 상속을 포기한 작은 아들은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발생하게 될 상속권까지도 포기하게 된 것일까?

엄 변호사는 “법률상 아버지의 재산이 어머니께 넘어가도록 상속을 포기했을 뿐”이라며 “이후 어머니의 재산이 되었기 때문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신다면 나머지 두 아들에게 다시 상속권이 생기게 되어 작은아들은 그때 다시 상속권과 유류분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성/서태호 기자 thseo1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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