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세계선수권 ‘은빛 점프’…퀸연아가 보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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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세계선수권 ‘은빛 점프’…퀸연아가 보인다(종합)
김채연, 6위로 선전…김예림 18위 그쳐
한국, 내년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출전권 3장 확보
  • 입력 : 2023. 03.24(금) 23:35
  • 김부삼 기자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1~3위에 오른 사카모토 가오리(사진 가운데), 이해인(사진 가장 왼쪽), 루나 헨드릭스. 2023.03.24.
[김부삼 기자]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간판 이해인(18·세화여고)이 한국 선수로는 '피겨여왕' 김연아(은퇴) 이후 10년 만에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메달을 수확했다.
이해인은 24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53점, 예술점수(PCS) 71.79점으로 합계 147.32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에서 73.62점을 받아 2위에 오른 이해인은 최종 총점 220.94점을 획득, 일본의 사카모토 가오리(224.61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사카모토는 지난해에 이어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리스트인 루나 헨드릭스(벨기에)가 210.42점으로 동메달을 땄다.
이해인이 이날 받은 220.94점은 지난해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딸 때 기록한 종전 ISU 공인 개인 최고점(213.52점)을 무려 16.42점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종전 70.08점)과 프리스케이팅(종전 143.55점) 모두 개인 최고점이었다.
한국 선수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수확한 것은 2013년 김연아 이후 10년 만이다.
이전까지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목에 건 한국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통산 6개(금 2개·은 2개·동 2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내 한국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메달 획득이라는 새 역사를 써낸 김연아는 2008년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9년에는 사상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0년과 2011년 은메달을 추가한 김연아는 2013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통산 2번째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김연아가 2013년 금메달을 딴 이후로는 유영(수리고)이 지난해 여자 싱글 5위에 오른 것이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해인이 10년 만에 메달 명맥을 이었다.
지난달 ISU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210.84점을 받아 한국 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이해인은 다시 한 번 쾌거를 일궜다.
프리스케이팅만 따지면 사카모토에 앞서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이해인은 흠 잡을 데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음악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이해인은 첫 과제인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뛰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수행점수(GOE)를 1.26점이나 따냈다.
이어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쿼터랜딩(점프 회전수가 90도 수준에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나왔지만,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 점프는 실수없이 소화했다.
플라잉 카멜 스핀과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모두 최고 난도인 레벨4로 연기한 이해인은 코레오 시퀀스(레벨1)로 연기를 이어갔다.
▲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는 이해인. 2023.03.24
이해인은 10%의 가산점이 붙는 연기 후반부에 배치한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깔끔하게 뛰어 GOE 1.01점을 챙겼다.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도 실수없이 소화하며 점프 과제를 모두 마친 이해인은 스텝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레벨4로 처리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연기를 마친 뒤 이해인은 메달을 직감한 듯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함께 출전한 김채연(수리고)은 프리스케이팅에서 TES 76.78점, PCS 62.67점으로 139.45점을 얻었다.
쇼트프로그램 64.06점과 합해 최종 총점 203.51점을 기록한 김채연은 6위를 차지, 생애 첫 시니어 세계선수권에서 톱10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12위였던 김채연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클린 연기'를 펼쳐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김채연은 지난해 10월 ISU 챌린저 시리즈 핀란디아 트로피에서 기록한 종전 개인 프리스케이팅 최고점(137.67점)을 넘어섰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실수없이 뛰어 GOE를 1.85점이나 따낸 김채연은 트리플 루프, 트리플 살코, 더블 악셀도 깔끔하게 뛰었고, 연기 후반부에는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 트리플 플립을 실수없이 수행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60.02점에 그친 김예림(단국대)은 프리스케이팅에서도 114.28점에 머물러 총점 174.30점으로 18위에 자리했다.
한국은 이해인과 김채연의 활약 덕에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출전권을 3장이나 확보했다.
ISU는 세계선수권에 한 국가에서 2명 이상이 출전할 경우 상위 2명의 순위를 합친 숫자가 13 이하면 다음 년도 세계선수권 출전권 3장을 준다. 14~28 사이면 2장, 29 이상이면 1장이 돌아간다.
다만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피겨 강국' 러시아 선수들이 출전하지 못해 한국 선수들의 메달 획득이 한층 수월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남녀 싱글 동반 메달 가능성도 남아있다.
남자 싱글 간판 차준환(고려대)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 남자 선수 최초 세계선수권 메달에 도전한다. 차준환은 지난 23일 벌어진 쇼트프로그램에서 99.64점을 받아 3위를 차지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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