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생각·대화하는 AI 시대…구글 검색 위협하는 ‘챗봇’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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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처럼 생각·대화하는 AI 시대…구글 검색 위협하는 ‘챗봇’ 등장
오픈AI,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공개 닷새 만에 100만 사용자 확보
직접 써보니…노래 가사, 시, 소설까지 창작
인간처럼 생각하고 대화하는 AI 시대 개막
구글 검색 서비스 위협하는 '챗GPT' 성장세
  • 입력 : 2023. 01.23(월) 19:18
  • 김부삼 기자
[김부삼 기자]
#. 눈보라가 내리며 서리가 차가워. 어둠 속에 빛을 발하는 거리. 내 안에 따뜻한 기억이 있어. 어디든 가더라도 너를 생각해.

#. 눈부신 겨울날, 어둠 속에서 나를 안아줄 너. 추운 바람 속에, 이 계절을 견디기 위한 힘. 깊은 밤하늘, 너와 함께 떠나볼까. 설렘이 일어나는 겨울날, 이젠 너와 함께.

인공지능(AI)이 겨울 분위기를 떠올리며 창작한 노래 가사다. 작사가는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 '챗GPT(ChatGPT)'다. 같은 키워드를 입력해도 매번 다른 노랫말을 지어낸다. 기존 곡을 표절한 것도 아니다.
AI는 인간의 요청에 일말의 망설임 없이 노랫말은 물론, 시나 소설까지 뚝딱 만들어낸다. 영화 내용을 작성하면 영화 제목도 알려주고, 심지어 게임 개발까지 해준다.
AI가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면 AI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챗GPT는 "인공지능은 일부 업무를 자동화하고 수행할 수 있지만, 인간의 모든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습니다. 인공지능은 특정 작업에 대해 높은 수준의 정확도를 보이지만, 인간이 가지는 직관, 융통성, 창의성 등의 특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답한다. 마치 AI가 인간과의 공존을 위해 몸을 낮춘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나 이미 AI가 인간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고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챗GPT' 공개 닷새 만에 100만 사용자 확보…구글 위협하는 성장세
AI 기술 발전은 앞으로 더 급속도로 진행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초거대 AI를 포함한 전세계 AI 시장 규모는 2024년 5543억 달러(약 7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AI 관련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2022 AI 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2021년 민간 기업의 AI 투자는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오픈AI의 '챗GPT' 등장에 글로벌 IT 공룡들도 경계하고 있다. 챗GPT는 공개 닷새 만에 100만 사용자를 넘어설 정도로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이 100만 사용자를 확보하는데 각각 2년, 8개월, 2개월이 걸렸다는 점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확장세다.
뉴욕 타임스는 챗GPT가 기술 산업의 판도를 뒤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챗GPT가 향후 발전을 거듭해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정작 챗GPT는 "안타깝지만, 구글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검색 엔진입니다. 그들은 수년간 많은 연구와 개발을 통해 검색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따라서 구글보다 뛰어난 검색 엔진이 있다는 것은 어렵습니다"라고 답한다.
실제로 현 단계에서는 챗GPT가 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대체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IT업계의 중론이다. 챗GPT가 전달하는 정보는 출처 확인이 불가능하고 때때로 잘못된 답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구글 검색 서비스는 사용자가 직접 출처를 확인하고 정보를 습득할 수 있어서 신뢰도 측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럼에도 챗GPT는 구글과의 기술 경쟁에서 자신감을 보인다. "구글의 GPT-2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구글 기술력과 거의 비슷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챗GPT는 특정 분야나 응용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적인 질의응답 등 다양한 응용에 사용될 수 있어 구글 기술력을 넘어서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라며 마치 사람처럼 '경우의 수'까지 언급한다.

◆MS 우군 '오픈AI', 챗GPT 능가할 'GPT-4' 이르면 연내 공개
오픈AI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AI 개발 연구소로 2015년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샘 알트만 등의 주도로 설립됐다. 출범 당시엔 비영리단체였으나, 2019년 3월 연구개발자금 확보를 위해 영리기관인 오픈AI LP를 설립하고 그해 7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 유치했다. 최근 추가 투자 유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를 주요 투자자로 둔 오픈AI의 기업가치는 200억달러로 추정된다.
2020년 6월에는 자연어 처리 AI모델 GPT-3 베타버전을 공개했다. GPT-3는 텍스트 생성, 번역, 요약과 같은 문서 작업을 위주로 하는 AI 자연어처리 모델이다. 공개 당시에도 인간이 작성한 글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 높은 글쓰기를 보여줬다. 하지만 오픈AI의 공동 설립자인 샘 알트만은 "GPT-3는 아주 초기 단계에 불과해 여전히 약점이 있고 때로는 어리석은 실수를 범한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에 오픈AI는 지난해 12월 GPT-3를 능가하는 GPT-3.5 모델인 챗GPT를 선보였다. GPT-3는 입력값과 출력값을 연결 짓는 일종의 규칙인 매개 변수 1750억개로 학습한다. 이는 인간 뇌의 뉴런 개수보다 많다고 알려졌다. 오픈AI는 기존 GPT-3를 개선한 챗GPT를 공개한 것에서 나아가, 이르면 올해 매개변수를 1조개 이상으로 확대한 GPT-4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MS,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경쟁하나
구글도 이에 맞서 AI 챗봇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최근 미국의 씨넷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도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는 올해 AI 챗봇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딥마인드가 지난해 9월 개발한 '스패로우'다.
스패로우는 사용자가 특정 정보를 요구하면, 직접 구글 검색을 통해 웹사이트를 찾아 링크와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이는 정보 출처를 제공하지 않는 챗GPT와 차별된다. 또한 편향되고 유해한 답변의 위험을 줄이는 기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MS도 자사 검색 엔진 '빙(Bing)'에 GPT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 세계 최대 오픈소스 코드 공유 플랫폼 '깃허브(Github)'를 인수한 MS는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GPT를 사업화하며 20년간 구글에 밀렸던 검색 엔진 시장에서 반전을 노린다. 앞서 MS는 자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애저'(Azure)를 통해 챗GPT와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인 '달리'(Dall-E)'를 더 많은 고객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례 총회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MS는 오픈AI가 개발한 제품의 상업화를 위해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모든 MS 제품이 동일한 AI 기능을 갖춰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챗GPT와 같은 새로운 도구들이 인간의 생산성 증가에 필요하다. 경제 성장과 저소득 일자리의 임금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지식 노동에 종사하는 사무직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도구를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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