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현1구역 단지에 철거 예정을 알리는 현수막

[서울/김종돈 기자] 서울시 은평구 갈현1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조합이 조만간 철거를 개시할 예정이다.
갈현1구역 재개발 조합과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에 따르면, 지난 9월 25일 은평구청에 철거계획서를 접수하였고, 11월 중에 심의와 승인을 받으면 곧바로 철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조합 설립, 2018년 사업시행계획 인가, 2020년 시공사 선정, 2022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라는 숨가쁜 절차를 밟아 온 갈현1구역 조합은 이제 이주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에서 철거를 곧바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은평구의 통일로 주변 재개발 3 대장인 대조1구역, 불광5구역, 갈현1구역은 거의 비슷한 시기인 2003년에 추진위원회를 시작으로 사업이 태동했다. 그러나 현재 세 곳의 상황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대조1구역은 최근 조합장 및 임원, 대의원 선출 총회에서 조합장만 선출되고 임원 전원과 대의원 전원의 선출이 부결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후보 3명 중에 한 명을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 박탈을 하면서 논란이 커진 상태이다. 일반적으로 재개발에서 조합 측과 비대위 측이 갈등을 겪고 나서 임원들을 새로 선출하는 경우는 있지만 대의원을 전원 해임하는 총회는 대조1구역이 유일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조1구역 조합은 임원 선출과 대의원 선출을 위해 또 다시 총회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다. 공사비 갈등으로 촉발된 사업 지연 때문에 당초 2024년 중반에 입주 예정이었지만, 대략 2년 반 정도 사업이 지연된 상태이다. 게다가 지난 총회에서는 조합원 부담금의 입주시 납부 조건이 계약금, 중도금, 잔금 납부 방식으로 변경되고, 무이자로 받았던 이주비가 유이자로 바뀌면서 조합원들은 당장 수천 만원에서 수억 원의 자금을 올해 안에 납부해야 한다. 조합과 비대위의 갈등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이 떠안아야 하는 실정이다.
불광5구역 재개발 조합은 올 상반기에 열린 대의원회에서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 측이 기존의 25층 설계를 35층 설계로 변경하고 교회를 제척하는 새로운 설계로 다시 인가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교회가 제척되고 층수를 대폭 상향할 경우 아파트 동 수를 줄이고 동간 거리를 대폭 늘리는 중대 변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조합 측은 설계부터 건축심의, 사업시행인가 등의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그러나 정비업계에 따르면, 사업이 몇 년간 연기될 경우 조합원들의 심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과연 조합이 무리한 층수 상향에 도전할 것인지, 과연 주무관청이 이를 허용할 것인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6년도에 중학교 부지를 해제하는 과정에서 비대위 측으로부터 고소 고발을 받아 해당 소송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점도 갈등의 불씨로 남아 있다.
갈현1구역 조합은 조합의 총회를 거쳐 학교부지를 해제하였고 1년 여 만에 99% 이상 이주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조합원들 대다수가 조합의 업무 처리에 신뢰를 보내고 있으며, 이번 철거계획서가 은평구청으로부터 조속히 승인되어 철거와 착공이 진행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갈현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은평구 갈현로41가길 36(갈현동) 일원 23만8966.9㎡를 대상으로 한다. 조합은 이곳에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의 공동주택 32개동 4,116가구(임대 620가구 포함)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서울/김종돈 기자 kimjd2020@naver.com 서울/김종돈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