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치인들 막말 유감

기고
민주당 정치인들 막말 유감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
  • 입력 : 2023. 11.14(화) 15:54
지난 11월 9일 이른바 돈봉투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한동훈 법무 장관 탄핵을 주장하며 “이런 건방진 놈이 어디 있냐, 이 어린 놈이 국회에 와서 인생 선배, 한참 검찰 선배를 조롱하고 능멸하고 이런 놈을 그대로 놔둬야 되겠느냐”고 했고, “물병을 머리에 던져버리고 싶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장관은 11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혐오스피치 발언에서처럼 고압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생각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수십 년간 후지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송 전 대표 같은 사람들이 어릴 때 운동권 했다는 것 하나로 사회에 생산적인 기여도 별로 없이 그 후 자그마치 수십 년간 자기 손으로 돈 벌고 열심히 사는 대부분 시민 위에 도덕적으로 군림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13일 지난해 이른바 ‘검수완박 법’ 통과를 위해 위장탈당을 했다가 1년 후 슬그머니 복당한 민주당 민형배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 북에 “정치를 후지게 했다고요? 누가요? 송영길 같은 부류가요, 한동훈 같은 XX(이)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후지게 한 건 한동훈 같은 XX들”이라며 “자기 본분이 뭔지 알면서도 그걸 개무시하고 정치에 끼어들어 물 흐리고 판 어지럽히고 있다”고 했다.

정치를 후지게 만든 장본인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다. 민주당 정치인들이 한동훈 장관을 얄밉게 생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집요한 공격에 조금도 지지 않고 오히려 능수능란하게 응수하는 한 장관이 얼마나 미웠을까? 하지만 그런 생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서는 안된다. 하물며 저질 막말을 내뱉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국회와 국회의원의 품격을 위해서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장관에게 매섭게 질의하면 장관들은 일단은 경청하는 태도를 취한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완곡하게 밝히는 방식을 택했다. 그것이 많이 바뀐 것은 문재인 정부 때이다. 나는 새누리당 추천 몫의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국회에 출석하는 일이 많았다. 당시 장관들은 야당 국회의원들의 질의나 공격에 대해 물러서지 않고 바로 되받아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마치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공수가 바뀌어 한동훈 장관이 문재인 정부 때 장관들보다 훨씬 기민하고 똑똑하게 답변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부글부글 끓었다. 그러던 차에 송 전 대표와 민 의원의 저질 막말이 나온 것이다. 송 전 대표는 동본투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자 협의도 없이 검찰에 거푸 임의 출석하는 쇼를 연출하였고, 민 의원은 소수당의 의견을 경청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국회선진화법을 조롱하며 위장탈당을 감행했던 인물이다. 이런 저질 막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그래서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의 저질스런 막말은 단지 그 개인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체 국민들에게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국회의원들의 막말이 학교 선생님들이나 공무원들에게 막말과 몹쓸 짓을 일삼는 나쁜 풍토를 조성하는데도 상당히 기여했을 것이다. 깊이 반성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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