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과 저널리즘’의 스토리텔링기법

기고
‘대통령과 저널리즘’의 스토리텔링기법
안수형 | 시인
  • 입력 : 2024. 02.19(월) 15:38
어떤 맥락이 주어지면 그 속에서 많은 모티브가 링크되어 화소들이 말을 만들어 낸다. 화소 중에서도 빠뜨리거나 생략하면 ‘의미가 퇴색되거나’, ‘맥락의 이해와 공감이 어려운’ 필수화소는 꼭 있어야 하지만, 생략해도 맥락을 이해하는 데는 무방한 자유화소가 있다.

자유화소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데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맥락과 무관한 자유화소로 가득 메운 문장들은 뜬구름을 잡는다거나 허공에 부르짖는 메아리처럼 이해의 속도가 더디게 올 수 있다.

스토리텔링기법에서는 주어와 술어로 연결된 문장들, 즉 모티브가 링크로 연결되면서 맥락을 짚어가야 한다. 그러나 필수화소가 모두 빠진 문장들은 가다가 수시로 멈춰서면서 스토리텔링은 길을 잃고 방황하는 듯하다.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런 모티브들이 등장하지? 듣는 사람들이 빠르게 정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하지만, 이번 KBS공영방송과 대담형식을 취한 대통령의 시간은 맥락과 의미가 많이 떨어진 대담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대통령부부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고, 일부 국민들의 공감도 얻을 수 있다.

윤대통령을 심하게 폄하하는 분이 어떻게 검색기를 통과했을까? 이 부분은 사과를 했어야 하지만 없었다. 가볍게 지나갈 일이 아니기에 국민과 야당은 반색할 것이다. 현장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했던 과거 대통령들과의 기자회견을 비교하면 안 되겠지만, 너무 격조가 떨어졌다.

그것도 3일 전에 녹화한 방송이 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없다면 문제가 있어 보인다.그야말로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대통령 부인의 ‘선물 수수사건’, ‘주가조작사건’, 또는 ‘이태원 참사’ 등 많은 의혹들을 궁금해 하며 국민들은, 대통령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그러나 많은 국민은 기대했던 것보다 오히려 정의와 상식이 구겨진 화소들로 연결이 되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글의 맥락을 이해할 수 없는 대담이나 다큐멘터리 형식은 많은 듣는 사람들로부터 이해와 공감을 얻기 힘들다.

스토리텔링기법으로 완성된 형식의 글은 듣는 사람들로부터 이해가 쉽고 공감을 얻기 쉽지만, 이번 저널리즘과의 대담에서는 크게 역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반론만 무성하게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형식과 내용 모두가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정치는 말과 글로 하면서 결국 조직을 통한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가치를 창출해 낼 줄 아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한다. 즉 전문지식과 지혜가 출중하고,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정부는 대통령을 비롯하여 전문성이 부족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부인이 300만 원짜리 디올 백과 화장품 등을 받은 것은 김영란법에 위배된다. 그러나 대통령은 부인이 받은 선물은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정이 많은 사람이고 박절하게 거절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기법은 문맥과 다르기에 소화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들도 정이 많고 박절하게 거절하지 못한다면 받을 수 있단 말인가? 아니면 영부인만 예외란 말인가? 선물을 준 사람은 외국 국적을 가진 어느 방문자가 밀고 들어와 외국회사 조그만 백 “파우치”를 그냥 놓고 간 것 아니냐고 ‘박00앵커’가 질문하자 대통령은 ‘나는 몰랐다. 부인이 박절하게 거절하지 못한 것 같다. 나에게 사전에 상의 했으면 만나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건이 터지고 나서 알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하 사무실에 몰카 시계까지 차고 와서 1년이 지난 지금 발표한 것은 정치공작이고 앞으로는 분명하게 선을 그어 처리 해야겠다’고 대답했다. 여기서도 스토리텔링기법과는 모순된 말을 했다. 최 목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영부인”과 카톡으로 많은 대화를 했다. 최 목사는 영부인의 ‘선물 받는 자세’, ‘손님접대 자세’, ‘다른 사람과 통화하면서 금융 쪽 인사 청탁’, ‘남북통일 문제’ 등에 대해 영부인이 대통령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여러 언론 매체에 알리게 됐다고 한다. 최 목사의 언론 매체 공개토론은 정부 관련부처와 각 기관에서 대통령에게 보고되었을 것이다. 외국 언론매체도 대서특필하고 있다. 연두 기자회견을 축소하여 대담 형식으로 국민들과 대화를 하고자 한 것이라면 스토리텔링기법과 모든 맥락에서 어긋났다. 설명을 통한 스토리텔링은 설득의 효과가 있어야 할 것이나 국민의 반응은 싸늘하기 때문이다.

저널리즘이 위축되어 국민의 궁금증을 많이 해소하지 못했다. 스토리텔링에서 맥락이 무엇인지 따져보고 이를 뒷받침하는 모티브들이 연결되어야 쉽게 이해하고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연두기자회견의 형식으로 하는 대담인 만큼 국민이 궁금해 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저널리즘이 지금 물어야 할 것은 대통령에게 ‘부부싸움 했느냐’고 묻는 것보다 ‘독도문제와 핵폐기물 문제’, ‘해병대원 순직사건’, ‘경제와 민생물가’등에 대해 물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또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 중 부정평가 1위가 ‘경제와 민생물가’ 부분이다.

국민의 소득불균형으로 소비는 줄고, 기업은 투자를 줄이고, 생산성은 떨어졌다. 물가는 급속도로 오르고 수출은 저조하다. 결국 경제는 곤두박질치고 서민경제는 악화일로를 걷는다.

북한은 연일 핵으로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위협을 하고 있다. 외국 언론의 주요 매체는 영부인 선물 수수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국민은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을 걷는 것처럼 아프다.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에서는 국가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한 테스크포스를 만들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어법에서만 개선점과 변화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통령과 영부인은 자기들만의 가상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핀잔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대통령이고 영부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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