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거부권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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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거부권행사
안수형 | 시인
  • 입력 : 2024. 02.20(화) 15:04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확대 발표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해당병원 전공의 전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 이후에는 근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진료’ 거부권행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전국수련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약 13000명으로 응급 당직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한꺼번에 진료현장을 떠나면 혼란이 예상된다. 전국 20000명 가량으로 추산되는 의대생들은 선배들인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는 시기에 맞춰 등교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전국 40개 의대 중 35개 대학 대표자는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15일 긴급 회의를 열고 전국 의대생들이 이달 20일경 함께 휴학계를 내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 불복하는 자에 대하여는 법대로 엄격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공의가 주장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다.

KTX, 저가 항공기, 자동차, 고속도로 등 교통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 시골에서도 중증환자는 인근 개인병원에 가는 것보다 거의 대도시로 몰려온다. 시골에는 의료시설 인프라가 넉넉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일 2000명의 전공의가 매년 증원될 경우 국가에서 100% 수용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출산율이 저조하여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연 2000명씩 4년 후에는 8천 명의 전공의를 어떻게 수용할 수 있단 말인가?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같은 경우는 지금도 환자가 많지 않아 의사들이 시골을 기피한다. 우선 눈앞에 그림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도 필요하다. 의료 수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해진 적은 수가로는 의사들의 노력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다. 수가도 만족하지는 못하더라도 일정 부분 조정하고, 의대 정원도 한꺼번에 매년 정원 2000명을 늘리는 것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해 본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무산시키기 위해 집단으로 진료행위를 거부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내팽겨 치는 행위’라며 ‘범국민행동’을 호소하기도 했다.

또 일부 정부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오히려 임금 인상이나 처우 개선 등을 이유로 파업한 사례는 있어도 의사 증원을 반대하며 파업한 사례는 없다고 말한다.

정부와 대전협은 지금부터라도 대화와 타협을 시작해야 한다. 국민 생명의 ‘진료’를 하지 않겠다는 ‘거부권행사’는 법률에 없기 때문이다. 숨 넘어 가는 중증환자의 수술일자를 미루고 있는 행태를 국민들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초 고령사회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대한의사협회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오는 25일 의대 정원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연다고 한다.
아직 시간은 있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진료’를 거부하는 행위는 떳떳할 수 없다. 전공의와 비대위는 환자 곁에 있으면서 대화와 타협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 곧 국민의 생명을 살리고 선진화된 의료문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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