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살 돋아난 ‘한국 축구’의 ‘팀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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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살 돋아난 ‘한국 축구’의 ‘팀워크’
안수형 | 시인
  • 입력 : 2024. 02.27(화) 15:34
지난 2월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빈 알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은 풀 죽은 모습으로 경기장을 나왔다. 요르단 선수에게 2골을 허용하여 아시아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춰야 했기 때문이다.

2002년 월드컵 4강전을 치루고 나오던 장면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요르단과의 경기 시작 전날 나는 월드컵 4강전의 모습이 오버랩 되며, 이번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우승까지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만 했는데도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었다. 정확히 64년 만에 가져보는 정상탈환의 꿈이어서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결국 요르단에게 0-2로 패하여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협회는 국가 대표 팀의 부진뿐 아니라 내부적 문제에 대해서도 비판을 받고 있었다. 특히 내부에 감춰진 태극전사들끼리 싸움이 벌어져 선수 간 ‘결속력 저하’에서 비롯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었다.

지난 14일 최초로 보도한 매체는 영국 대중지 ‘더 선’이다. 이 매체가 보도한 바를 인용하면 ‘토트넘 손흥민이 준결승 전날 식사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가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더 선’에 따르면 준결승 전날 이강인과 정우영, 설영우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을 일찍 먹고 탁구를 쳤다. 그러자 주장인 손흥민이 팀 단합시간으로 삼는 식사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개인 행동하는 것을 나무랐고 언쟁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의 무례한 태도에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 멱살을 잡았고, 서로 옥신각신 다툼이 있었으나, 서로 사과하고 상처는 아물었다. 다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바라만 보고 있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의 책임을 물어 교체됐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중요한 결전을 앞두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감독은 그 자리에서 몸싸움이 일어나기 전 언성이 격하게 오갈 때 단호하게 꾸짖어야 했지 않은가? 출격 선수들은 격한 감정싸움을 매듭짓지 못한 채 격전지로 뛰어들어야 했다.

이후 여러 관계자들에 따르면 평상시에도 30대와 20대, 해외파와 국내파들로 나눠져 선수들의 깊은 갈등은 있었다고 말하고, 훈련 때마다 겪어야 했던 일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번 갈등이 봉합되었다고는 하나, 두 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 축구, 우리나라의 스포츠 문화를 대표하며, 국제무대에서의 위상을 드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위기 때마다 국민들의 에너지 공급원 역할을 해 왔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이런 축구가 선수들 간의 갈등으로 점철돼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면 대한축구협회와 감독이 하루빨리 풀어야 할 과제다.

‘54년 스위스 월드컵 출전은 대한민국 축구가 최초로 세계무대에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처음 경기를 치른 우리나라는 출전국들과의 여러 경기에서 대패하면서 아픈 기억이 있었지만, 이는 한국 축구의 발을 내딛는 첫 걸음이 되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FIFA와 AFC에 정식으로 가입하면서 한국 축구는 국제적으로 위상을 드높이는 기구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 세계무대에 나가 좋은 실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몇 개 있다.

우선 선수 간 체계적이고 화합하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조직력을 우선시하는 축구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팀워크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는 열배 백배까지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지도자와 선수들의 원할한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 서로간의 벌어진 틈이 있다면 즉시 풀어야 한다.

그래야 전술과 기술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마음의 짐을 지고 100% 실력 발휘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협회와 지도자들의 칭찬과 격려다. 이번 경기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이기도 하다. 선수들은 칭찬과 격려를 먹고 산다. 칭찬과 격려 속에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 속에서 용기와 적극성이 분출되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훌륭한 선수 발굴이다. 니편 내편이 아닌 국민의 편을 객관적인 방법을 통해 투명하게 발굴 육성해야 한다.

이번 AFC 카타르 아시안컵 결과를 보고 국민들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요구했고, 지난 15일 오후 4시경 KTA(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는 회의를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이제는 선수들에게 남은 상처가 하루라도 빨리 아물고 새살 돋아나듯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그래서 전 국민의 마음속에 따뜻한 사랑으로 자리매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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