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가치

기고
‘말’의 가치
안수형 | 시인
  • 입력 : 2024. 03.11(월) 15:23
언어의 한계가 그 사람의 한계라고도 말한다. 내가 상대보다 더 나이가 많다고, 또는 지위가 높다고 하대하거나 조롱하거나 업신여기는 말투를 쓰면 안 될 것이다. 옛 말에 여든 살 먹은 할아버지도 세 살 먹은 어린아이에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몽테스키외’는 ‘인간은 생각하는 것이 적으면 적을수록 더욱 더 말이 많아진다’고 했다.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말은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고위직이나 많이 배웠다고 우쭐댈 일도 아니다. 자칫 잘못하다가 거만과 오만, 자만, 태만, 기만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람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 따뜻하게 대하고 말도 부드러운 말투로 존칭어를 써준다면 그 사람의 자존감을 세워주게 되고, 상대로부터는 곧 인격과 존중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로를 존중해 주는 말은 다정하게 다가가 품격 있는 말로 격려와 칭찬을 해 주고, 옳은 말과 행동에 대해서는 공감과 응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가면서 지혜롭게 말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존중과 세심한 마음을 바탕으로 한다. 직장 내에서 상사가 동료 직원에게 존칭어를 쓴다면 직장분위기도 좋고 근무 의욕이 넘쳐날 것이다.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즐거운 일보다는 아쉬운 일이 더 많다. 아쉬운 일이라고 원망만하고 중도에 포기해 버린다면 더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아쉬웠던 일에 대해서는 원인을 찾고 더 가까이 다가가 긍정과 열정은 부족하지 않았는지, 내 욕심만 챙기지는 않았는지, 반성과 성찰부터 해야 할 것이다. 삶을 산다는 것은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똑같은 일도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몇날 며칠을 생각만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어떤 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백가지 생각과 천 마디 말은 한 번의 행동으로 이루어 낼 수 있다. 아무리 많은 말을 던져도 행동하지 않으면 말의 가치는 찾을 수 없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다. 말 한마디에 따라 일의 성패가 갈리고 운명이 바뀌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는 것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신중하게 해야함을 말한다. ‘김대중 국민의 정부’ 시절 중국 2인자가 특사 자격으로 한국에 왔을 때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구동존이(求同存異)’라는 말을 하여 크게 공감을 얻고 서로 우로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같은 것은 서로 도와 발전시키고, 다른 것은 서로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주자’는 말이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노자는 ‘말을 많이 하면 궁지에 몰리기 쉽다. 때에 맞는 중용을 지키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다. 말은 필요할 때 필요한 말만 해야 할 것이다. 말은 곧 그 사람의 존재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말을 떠나서는 존재 자체가 무의미해 질 것이다. 말없이 사유할 수 없고,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칼로 베인 상처는 아물지만, 말로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아픔으로 다가온다고 했다. 또 힘 있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 연습되지 않은 말에는 나의 식견과 나의 주체를 지키기 위해 말을 공격적으로 사용하고, 또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는 말을 누에고치가 실을 뽑아내듯 거침없이 뱉어낼 때가 있으니 말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으로 해야 할 것이다. 또 ‘힘 있는 말’, ‘존중받는 말’은 다른 사람의 글을 많이 읽고 중단 없는 연습을 통해서만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udokwon.com
<저작권자 ⓒ 수도권일보 (www.sudokwo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