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대통령의 통 큰 리더쉽이 아쉽다

기고
‘의료대란’ 대통령의 통 큰 리더쉽이 아쉽다
안수형 | 시인
  • 입력 : 2024. 03.28(목) 15:56
대학교수의 사직서 제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교수직을 내려놓는 고육지책으로 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대화와 타협의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비대위는 “의사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대통령이 물꼬를 터 달라”며 “하루를 버티기 힘든 응급 중증환자를 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위를 위한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전공의 이탈로 인해 경영난에 허덕이게 된 병원들이 잇따라 ‘비상경영체계’에 돌입하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2.19일)과 함께 이어진 의료대란이 한 달 이상 계속되는데도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정부와 의사들의 극한 대결속에 환자들만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전공의들은 ‘2천명’이란 숫자를 버린다면 언제든 돌아갈 수 있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에서 수가 인상을 위해 10조를 쏟아 붓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것은 ‘구체성’이 없다며 의구심도 드러낸다. 수가를 어떻게 올릴 건지에 대한 대책도 없지만 증원숫자에 대해서도 ‘협상의 여지가 절대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하며 ‘지금 정부는 그저 고집불통 느낌’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정부태도가 바뀌면 돌아 갈 것”임을 밝혔다. 이는 곧 ‘2천명’이라는 숫자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2천명’이라는 숫자와 ‘수가조정’이라는 말을 들고 나왔을 때는 대화와 협상의 “틈”을 발견할 수 있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위정자는 이“틈”새를 빠르게 파고들어 테이블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이라는 사자성어처럼 ‘구멍에서 머리만 내밀고 나올까 말까’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기회를 포착해야 할 것이다. 머뭇거리다 진퇴나 거취를 정하지 못한 상태로 미지근하게 버티다 물은 뜨거워져 결국 삶아 죽고마는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현실이 ‘개구리 증후군’(또는 솥 속의 개구리)에 걸려 있는 것 같다. 경제, 안보, 외교, 국방, 교육, 산업, 환경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다. 서서히 변화되는 감지를 모르고 있다가 빠르게 변화되어 옴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때가 늦어 삶아져 죽게 되는 웃픈 이야기다.

국민은 보호를 받기위해 리더를 세우고 통치자를 뽑는다. 이들은 한시의 공백없이 조직을 위하고 나라를 위해 뛰어야 한다. 대통령과 영부인, 위정자들의 사생활 일탈행위에 온 국민의 정신과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국정운영 외에 1분 1초의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된다. 세계의 무대는 1초의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편견과 좌우로 나누어 놓고 어떻게 거대한 조직을 이끌어 갈 수 있단 말인가?

조선말~대한제국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였던 “안재홍”의 “다사리” 정책을 잠깐 짚어보고 싶다. “다사리”는 고유정치사상으로 고대국가 형성 기원에서부터 채택되었던 지도원리다. 이는 ‘다 모여서’ 의논하고 처리한다는 원래의 의미이며, 모든 사람을 ‘다 말하게 하여’라는 의미로 추출된다. 각 개인의 의사를 ‘다 살리는’ 평등한 삶의 보존을 조화시킬 수 있는 민주적 지도원리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개념은 만민총언(萬民總言)이란 국민주권사상과 언론의 자유, 만민공생(萬民共生)이라는 공동체적 정의를 기본가치로 하는 민주주의 기본이념의 기원이다. “안재홍”은 건국구국운동의 고조에서 “개인은 ‘나’이거나, 생존공동체인 ‘민족’이기 때문에 나라인 국가기구의 힘에 기대지 않고서는 생존, 생활, 진취, 발전을 얻지 못한다”고 방송을 하기도 했다. 결국 그의 국가 청사진은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권리와 의무의 균등 실현에 이르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서사대 윤대식교수는 ‘한국의 현대문화’에서 밝히고 있다. ‘다 살리는’ 정치라면 국민 모두를 끌어안고 가야 한다.

물에 빠진 사람도, 밤거리에 넘어진 사람도, 선의의 피해자도 모두가 우리나라 국민이다. 단일국가이기 때문에 우리는 국민이라 부를 수 있다. 여러나라가 모인 국가라면 ‘민족’이라 불렀을 것이다. ‘국민’ 얼마나 정겹게 느껴지는가? 그러나 현 정부는 거대한 마차에 한쪽 국민만 싣고 간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깝다. 말이 한쪽에만 힘을 싣고 간다면 오래갈 수 없다. 한쪽만 지탱할 수 없어 결국 힘없는 쪽으로 쏠려 돌다가 넘어질 것이다. 오래 가고 안전하게 가기 위해서는 양쪽 평등하게 국민을 싣고 가야 할 것이다. 대화와 타협만이 정답을 풀 수 있다.

‘2천명’이라는 숫자에 매달려 대화조차 시작하지 못하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누’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형병원의 하루 수십억 원씩 적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응급 중증환자의 피해도 속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교수의 사퇴는 국가 의료기능을 마비시키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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