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영수회담이 국민의 관심거리로 집중된 것은 현 정부의 낮은 정치 수준을 말하고 있다. 국민이 대통령의 정치 수준을 염려하게 된 이유다. 현재 경제지표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지만 현장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더 높게 나타난다. 수출부진과 내수진작 부족으로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는 물론 건설사까지 줄도산과 금융위기가 현실로 돌아올 수도 있다.

정부는 작금의 심각한 경제 상황을 제대로 진단하여 위기에 몰려있는 민생현안에 대해서는 신속한 처방과 중장기 대비책을 마련하여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 위기가 코앞에 다가왔는데도 정부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고 꼬집는다.

감세정책을 원상회복시켜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고 민간과 정부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 고령시대인 만큼 보건, 헬스 케어, 사회적 서비스 등 새로운 고령화 일자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 그리고 시급한 문제인데도 총선 때문에 미뤄둔 정책부터 당장 챙겨야 할 것이다.

여론 기관에서는 여당의 총선 패배 책임을 대통령 68%, 한비대위원장 10%, 잘모름 22%라고 한다.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대통령이 45.1%, 한비대위원장 9.6%라고 했다. 그러나 두 사람 중에서 누구랄 것도 없이 동시책임이 크다 할 것이다. 물론 한비대위원장은 정부여당이면서도 야당 심판과 운동권 심판을 외치다 국민들의 반응이 차갑게 느껴지자 도중에 말이 쏙 들어갔다. 말이 정교하지 못하고 일관성이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은 정치 초년생이다. 2~30년 이상 경험과 연륜이 쌓인 자당의 정치인과 야당 정치인들과의 폭넓은 대화와 소통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편인 한쪽만 가지고 어떻게 정치를 한단 말인가? 22대(2024년)총선 당선자 중 법조인 출신이 60명으로 역대 최다 당선되었다. 여당 19명, 야당 41명으로 야당이 2배 이상 높게 당선자를 내었다. 경찰 출신도 10명이나 되었으며, 전체 의원 중 23.3%가 법조인 또는 경찰출신이다.

야당 출신 법조인이 많은 이유는 현 정권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심판한다는 이유일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 여당에서는 총선 전 민생을 외치며 전 지역을 돌아다녔지만 돌아온 것은 거짓과 오만불손이라는 핀잔만 들어야 했다. 선거 유세 중 여당 비대위원장은 거짓말과 유치한 레토릭으로 야당을 공격하고 국민의 표를 얻으려고 했지만 정치의식 수준이 높은 국민들은 속아 넘어 가지 않았다.

환율이 인상되어 1,400원까지 돌파하고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봉착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고물가의 장기화는 서민과 중산층의 허리를 조여 매고 있다. 민생이 도탄에 빠지면 경제는 회복 불능의 상태에 놓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업의 대외 채무에 대한 안정적 조치, 공공요금과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한편 재정 건전성 정책에 온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은 새로운 국회가 문을 열면 여당이 아닌 야당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경제위기를 타파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민심은 가까이에서 외치는데, 대통령과 정부 여당은 저 멀리서 먼 산만 바라보고 있다면 올바른 민의를 듣지 못할 것이다. 민생을 살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은 더욱더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삶의 벼랑 끝에 매달린 국민들을 살려내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역할이지만, 대통령은 잘하고 있는데도 국민이 몰라준다고 한다면 민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금번 총선으로 민의는 드러났다. 잘못된 과거에 집착하느라 한 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아 툴툴 털어내고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가야 국가 발전은 찾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