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어머니 故 고창희 씨가 지켜온 '개성한복'과 전통 재봉틀 한복 기술을 토대로 중구 삼덕동에서 계승해가는 차귀미 씨

[대구/이영준 기자] 오랜 세월을 오로지 한복 하나로 연구하면서 걸어온 외길인생, 한복에 대한 열정과 애정은 남다르다.

우리나라 전통 한복에 있어서는 일인자로 불리우는 차귀미 씨의 한복이야기가 담긴 '삼덕동 우리옷 이어지어' 展이 대구문화예술회관 제13전시실에서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5일 간에 걸쳐서 100점 이상의 최고의 작품들과 함께 열린다.

전통 한복의 기능성 개발 및 보급과 한복에 있어서의 기능 수준의 향상을 적극 도모해왔던 딸 차귀미와 엄마인 故 고창희 씨의 '바늘에 새긴 삶, 옷으로 피어난 꿈' 이라는 두 세대의 한복 이야기가 세상 밖에서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다.

'개성에서 태어나 파란만장한 삶을 77세까지 숭고한 인생을 이 땅에서 살았고, 가난과 더불어 평생 건강이 안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한글을 익히면서 길쌈과 바느질을 악혀 자식들과 생계를 꾸려왔다. 대대손손 뛰어난 바느질과 재봉기술에 이은 뜨개질 등으로 저고리와 치마 짓는 법과 자상했던 어머니에게는 굴곡진 삶과 아픔, 여정 속에는 언제나 바늘과 실이 늘 함께했었다'고 차귀미 씨는 눈물을 적시면서 자신의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3남 2녀 중 넷째였던 차귀미 씨는 사자표 재봉틀을 만삭의 몸으로 만졌다. 재봉틀과 바느질이 좋아 잠을 안자고 며칠을 밤을 지새우며 한복을 만드는 작업을 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한다. 이후 지금까지 어머니의 바느질 인생을 그대로 이어 가고 있다.

차귀미 씨는 이번 전시회 '삼덕동 우리옷 이어지어' 주제를 갖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차 씨에 따르면 "대구시 중구 삼덕동은 당시 중상류층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지역이었고, 동네의 유지였던 고모의 소개로 어머니가 유행에 민감한 고객들을 만났다. 대구 최고의 솜씨를 자랑했던 '삼삼한복' 할머니와의 인연으로 어머니는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며 말했다.

이어 "지역 여인들이 선호하는 한복 스타일에 대한 감각을 익혔고, 점차 '개성댁 한복'은 현재까지 대구에서는 유명한 브랜드로 최고의 명성을 갖게 되었다. 이번 전시회는 무엇보다도 생계를 위한 절박함, 어머니의 뛰어난 손 기술과 재능을 이은 제가 '개성한복'을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